미국 월가를 다룬 영화 하면 최근에는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많이 생각나겠지만, 저에겐 찰리 쉰과 마이클 더글러스가 주연한 '월스트리트'가 우선입니다. 뭐 두 영화 모두 월가의 어두운 면을 부각해서 인간이 가진 욕망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은 비슷지만요.
다만 두 영화는 감독 스타일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데 '더 울프 오브..'는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한 영화로 작가주의 성향이 강하게 그려집니다. 그래서인지 실화라고 해도 뭔가 판타지 같은 느낌이 많이 깔려있죠. 그와 대비해 '월스트리트'는 올리버 스톤 감독 특유의 저돌성이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여러 작품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광기를 잘 나타내는 올리버 스톤은 이 영화에서 '탐욕'을 날것 그대로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자본주의가 낳은 '악마'로 인간이 가진 '탐욕'만 한 것도 없으니까요.
성경 야고보서 1장 15절에는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그것이 자라 장성하면 죽음에 이르니라.'라고 적혀있습니다. 반대로 성공을 위해서는 '욕심'이 가장 앞에 나와야 하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하는 개발서도 많습니다. 성공의 정의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쟁취하려면 그것을 바라고 원하는 욕심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하죠.
욕심이라는 단어가 조금 듣기 거북한지 '목표 설정'이라는 말로 순화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목표라고 하면 왠지 탐욕에서 조금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표면상으로는 욕심과 다를 것이 없죠. 아래 3줄의 대사 속 '욕심'이란 단어를 '목표'로 바꿔보죠. 어떠세요? 우리는 정말 '욕심'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