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정말 황당한 뉴스를 봤습니다. 물론 저만 황당할 수 있을 텐데요. 농구선수 허웅 전 여자친구가 사이버렉카 카라큘라를 고소했다는 내용인데요. 사건 내용이 황당했던 것이 아니라, 기사 속에서 허웅 전 여친 변호사가 한 이야기가 충격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노 변호사는 "스폰서한테 받았다는 람보르기니는 전 씨 명의 리스 차량이다. 부모가 리스료로 쓰라고 매달 용돈을 줬다. 람보르기니 차량 명의 등록증과 어머니가 계좌 이체한 내역 등 이에 대한 증빙 명세가 다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청담동 아파트 역시 부모가 전세로 구해준 것"이라며 "부모가 애초에 잘 사는 편이다. 중산층 정도 된다"고 했다. [단독]허웅 전 여친, 카라큘라 고소…"스폰·낙태 등 허위사실 유포"_머니투데이
제가 알고 있는 중산층과 뭔가 분명 다른 느낌입니다. 정부에서 중산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는다고 하는데 와닿지 않은 이유가 제가 그 안에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었을까요?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나는 중산층인가?'를 집필한 황수경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과 인터뷰를 진행습니다(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인터뷰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인터뷰를 보면 그가 우리나라 중산층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간단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중위소득 75%~200%인 가구를 중산층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상층 14.4%, 중산층이 50.6%, 하층은 35% 정도로 나뉜다고 하네요. 소득뿐만 아니라 직업, 교육 수준, 사회적 지위, 생활양식 등 다양한 요소도 중산층을 선별하는 데 중요하다고 합니다. 황 위원 말대로라면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중산층에 들어갈 텐데요. 왜 청담동 아파트나 람보르기니 같은 단어가 어색할까요?
황 위원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중산층 위기론'이 실제 중산층보다는 스스로 중산층이라 여기는 상층에서 발생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정치권 역시 야당과 여당 모두가 말로만 중산층 지원을 강조하지, 실제로는 상층에 관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꼬집습니다. 종부세, 상속세 등의 개편 방안이 대표적이죠. 심리적 비상층만을 중산층으로 고려한 정책이라는 겁니다. 심리적 비상층은 중산층 내에서 가장 양호한 조건을 지진 부류입니다. 이 그룹은 높은 물질적 자산과 소득, 직업 안정성을 보유하며, 사회적 관계와 삶의 만족도 역시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거 중산층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 가져다 쓰기 편한 이름 정도로만 여겨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